국내에서 GIA(Gemological Institute of America)는 다이아몬드 감정서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GIA는 감정뿐만 아니라 보석 연구, 교육, 감정 기구 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보석 전문 기관이다. GIA는 미국 칼즈배드(Carlsbad)에 본사를 둔 1931년에 설립된 비영리재단이다.

특히 GIA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취득하는 자격증은 명함에 표기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국제적으로 보석전문가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GIA 자격증을 따는 것은 보석과 주얼리를 취급하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필수 코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 기관에서 발행하는 보석 전문가 자격증이 있지만 국제적인 공신력은 GIA를 따라갈 수 없다.

GIA 교육은 총 4가지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얼리 전문가(AJP, Applied Jewelry Professional), 다이아몬드 전문가(Graduate Diamond), 유색 보석 전문가(Graduate Colored Stones), 그리고 진주 전문가(Graduate Pearls) 과정이다. 각 과정의 이론과 실습 시험을 통과할 때마다 수료증이 나오는데, 4가지 과정을 모두 마치면 GIA GG(Graduate Gemologist)라는 보석 감정 전문가 디플로마를 받을 수 있다.

과거 GIA 교육은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접할 수 있었다. GIA코리아가 있어 수강 신청만 하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너무나 취득하기 어렵고 까다로운 자격증이 되고 말았다. GIA코리아가 2018년 12월 31일 자로 한국에서 업무를 종료했기 때문이다. 1989년 설립 이래 약 30년 만이었다.

그래서 2019년부터 한국어로 GIA 교육을 받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현재 GIA 교육을 받는 길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영어로 온라인 과정을 수강하는 것. 두 번째는 해외로 유학(약 7개월 소요)을 가는 것이다. 온라인 과정을 택하더라도 반드시 실습수업을 듣고 시험을 패스해야 하므로 단기간(1~2주) 해외 유학은 필수다.

해외에서 교육이 가능한 곳은 제한적이다. 미국(칼즈배드, 뉴욕) 외에 방콕, 홍콩, 런던, 뭄바이, 수랏, 타이베이 등에서만 가능하다. 해외에서 수강하려면 영어 능력에 대한 증빙을 위해 공인된 영어 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이처럼 GIA 자격증을 따는 길이 지난 몇 년간은 매우 험난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조만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GIA 동문회(졸업생 커뮤니티)와 GIA 한국총동문회가 움직인 덕분이다. 우선 김성기 ㈜코리아주얼리센터 대표(전, GIA 코리아 부원장)의 후원으로 2023년부터 ‘AJP 스터디 그룹’이 개설되었다. 스터디 그룹은 온라인 과정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학습을 한국어로 지원하고 멘토링을 담당한다.

GG 프로그램을 원하는 사람이 증가함에 따라 내달부터는 ‘다이아몬드 프로그램 스터디 그룹’을 시작한다. 오는 10월에는 ‘진주 프로그램 스터디 그룹’과 ‘유색 보석 프로그램 스터디 그룹’ 개설도 예정되어 있다.

이뿐 아니다. 필수 과목인 실습수업을 위하여 홍콩과 방콕에서 한국인 특별 클래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별 클래스는 문성혜 전 GIA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전, GIA 코리아 원장)가 통역 및 수업 진행을 함께 하기로 했다. 특히 6월 홍콩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 실습 한국인 특별 클래스는 홍콩 보석 쇼와 이어져 있는 일정이라 수업 이전에 보석 쇼도 참관할 수 있다. 수업 내용이 궁금한 사람은 코리아주얼리센터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스터디 그룹으로 인해 GIA 자격증 도전자들이 겪어온 언어와 절차상의 불편함이 조금은 해소되어 가고 있는 건 한국 주얼리 산업의 미래를 위해 다행스런 일이다. 주얼리 업계의 취업 공고를 보면 ‘GIA 자격증 우대’라는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국제적인 공신력을 업계에서도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 GIA GG가 되는 길이 더 가깝고 더 쉬워져 국내에 더 많은 GIA 공인 보석 전문가가 배출되길 기대한다. 

출처 : 여성경제신문(https://www.womaneconomy.co.kr)